기독논단 > 본 보 주 필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생각 사(思)
김형태 박사(한남대학교 총장)
 
편집국   기사입력  2014/04/11 [14:58]

▲ 김형태 박사(한남대학교 총장)     ©편집국

 ‘思無邪’나 ‘三思一言’ 등 思에 관한 용어들이 많이 있다.
 생각을 의미하는 한자 ‘思’는 밭(田)과 마음(心)의 합성어이다. 밭을 의미하는 ‘田’은 본래 인간의 숨골 즉 ‘이성’을 의미한다. 감성(心)의 기초 위에 이성(田)이 작동해야 하는 게 ‘思’의 속뜻이다.
 
생각(思)을 잘하려면 마음(心)을 기반으로 작용해야한다는 뜻이다. 감성(心)은 대상에 대한 가장 정직한 느낌이다.(like-dislike)그래서 머리로 판단하기 전에 먼저 가슴으로 느껴야 된다.
 
머리로 이해된다해도 가슴으로 공감되지 않으면 행동으로 옮겨가지 않는 것이다. 마음이 움직여야 감동(感動)이 일어나고, 감동이 되어야 행동(行動)하게 된다. 세상을 지배하는 사람은 머리보다 마음을 뒤흔드는 사람이다.

 임종을 앞둔 노자의 스승 상용(尙容)이 제자인 노자(老子)를 불렀다. 마지막 가르침을 주기 위해서다. 스승은 자신의 입을 벌려 노자에게 보여주며 물었다.
 
“내 입 안에 무엇이 보이느냐?” “혀가 보입니다.” “이(齒)는 안 보이느냐?” “스승님의 치아는 다 빠지고 남아있지 않습니다.” “이는 다 빠지고 없는데 혀는 남아있는 이유를 알겠느냐?” “이는 단단하기 때문에 빠져버리고, 혀는 부드럽기 때문에 오래토록 남아있는 것 아닙니까.” “그렇다. 부드러움(柔)이 단단함(剛/强)을 이긴다는 것. 그것이 세상사는 지혜의 전부이니라. 이제 더 이상 네게 줄 가르침이 없구나.”
 
혀는 누구의 입에도 다 들어있는 것, 세상사는 지혜다. 우리가 놀리는 이 짧은 세치(약 10cm)의 혀가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한다. 강하고 부드러움! 누가 말한 게 정답이고 누가 정상이며 어떤 것이 표준인가? 누가 감히 어떻게 무엇을 판단할 수 있을까?
 
모든 판단은 우둔하고 모든 판단은 불완전하다. 태양이 지구 주위를 돈다는 천동설(天動說)이 천년이상 유지되지 않았던가? 지금도 그것이 진리라고 주장할 수 있을까? 그래서 참으로 지혜로운 사람은 쉽게 판단하지 않는다. 딱딱함보다 부드러움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부드러움으로 모든 이를 안아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진리가 인간의 입맛대로 좌우될 수는 없는 것이다.
 
우리들이 진리 쪽으로 옮겨가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참된 사람이나 지혜로운 사람은 논(論)하지 않는다. 지혜로운 사람은 스스로 증거한다. 그리고 속으로 강직한 사람일수록 겉으로는 더 유연하고 더 부드럽다. 성경에서도 “온유한 자는 복 있는 자니 그가 땅을 차지할 것이라”고 써있다.
 
‘짓는 개는 물지 못 한다’는 말도 같은 뜻이다. 물을 실력이 없는 개라 짓는 것이니 사실 짓지 않는 개가 더 무서운 것이다. 인간관계에서도 성내고 화내고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사람보다 점잖게 가만히 있는 사람이 더 무서운 것이다. 구약성경의 ‘이삭’은 대단히 온유한 사람이요 말이 없는 사람이다. 일견 무능력해보일 정도다. 가정에서도 침묵을 지켜온 사람이다.
 
그러나 그는 유목민족에게 절대 필요한 우물 파는 실력자였다. 그가 파는 우물마다 물이 나와 이방민족들까지 감탄하게 만들었다. 온유하기 때문에 성공한 사람의 샘플이 되었다. 그러니 너무 딱딱하게 살지 말자. 남들이 보잘 것 없다고 여길지라도 내가 열심히 할 수 있는 일을 갖도록 하라. 할 일이 없으면 거리에 나가 쓰레기라도 줍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이다.
 
기쁨은 반드시 커다란 일에서만 오는 게 아니다. 남의 평가에 신경 쓰지 말고 내가 소중하게 여기고 보람을 찾으면 된다. 거짓 없이 진실로 대할 때 행복한 것이지 큰일을 한다 해도 위선과 거짓이 들어있으면 불행한 것이다. 명성보다는 진실을 사랑하는 사람이 더 행복한 사람이다. 눈썹은 눈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지만 자기 눈으로 자기 눈썹을 보지 못한다.
 
공기 속에서 항상 숨 쉬며 살면서도 공기의 고마움을 깨닫는 사람은 많지 않다. 부부간에도 늘 함께 살면서 그 소중함을 모르다가 반쪽이 되면 그때서야 얼마나 소중했던가를 깨닫게 된다. 가까우면서도 멀고, 멀면서도 가까운 관계가 부부와 가족이요, 직장동료요, 같은 교회 교인들이다.
 
한 그릇에 밥을 비벼먹고 같은 컵에 입을 대고 마셔도 무난한 부부, 한 침대에 눕고 한 상에 마주앉고 몸을 대고 마음을 섞는 것이 부부이다. 둘이면서 하나이고 반쪽이면 미완성인 것이 부부요 혼자이면 외로워 병이 되는 게 부부인데 눈이 눈썹을 보지 못하듯 잘 안 보이는 게 부부이기도 하다. 그러니 정신 차려서 생각하자.(思) 마음이 머물고 마음이 소통해야 이성이 작동한다는 이 글자(思)의 원리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 마음이 소통해야 몸이 움직인다는 원리 말이다.

 
저작권자 기독타임즈 ⓒ무단전재 공유언론사, 협력교회 및 기관 외 재배포 금지
대전충청지역 대표 기독교주간신문사 기독타임즈(kdtimes@hanmail.net)
운영이사장=정민량 목사ㅣ 발행인=오종영 목사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14/04/11 [14:58]  최종편집: ⓒ kidoktimes.co.kr
 
  • 도배방지 이미지

가장 많이 읽은 기사
[제70회 남부연회 1] ‘회복하고 부흥하는 남부연회’ 제70회 기감 남부연회 힐탑교회에서 성대한 개막 / 오종영
주님의 지상명령과 약속 (마태복음 28:16-20) 179호 / 오종영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 구순 생일 맞아 간소한 축하의 시간 가져 / 오종영
한밭제일장로교회 장로, 안수집사, 권사 임직감사예배 통해 새 일꾼 세워 / 오종영
봉쇄수도원에 입소하는 갈보리교회 강문호 목사 / 오종영
“권순웅 목사, 다양한 분야의 총회 섬김의 경험 통해 부총회장 후보의 길 준비하겠다” / 오종영
기독교대한감리회 제70회 남부연회 2일차 사무처리 및 전도우수교회 시상하고 성료 / 오종영 기자
그리스도인의 세 가지 정체성 (갈 2:20) 90호 / 편집국
특별기고)영지주의란 무엇인가(3) / 오종영
하나님의 말씀을 왜 지켜야 하는가? (신명기 4:1-14) 197호 / 편집부